마블의 신작 영화 썬더볼츠의 제목에 붙은 의문의 별표(*)는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그 의미가 드러난다. 이어지는 쿠키 영상에서는 그 별표가 단순한 장난이 아님을 암시하며, 향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세계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건을 암시한다. 이전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쿠키 영상은 다소 간접적인 힌트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무려 3분에 달하는 마블 사상 최장 길이의 쿠키 영상으로 본격적인 전환점을 예고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블의 ‘퍼스트 패밀리’로 불리는 판타스틱 포가 있다.
영화 말미, 살아남은 썬더볼츠 멤버들 —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센트리/밥 레이놀즈(루이스 풀먼), 버키 반즈 의원(세바스찬 스탠),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고스트(한나 존-케이멘), 그리고 ‘가짜 캡틴 아메리카’ 존 워커(와이엇 러셀) — 는 CIA 국장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퐁텐(줄리아 루이 드레이퍼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선다. 정부의 비밀 작전으로 인해 탄핵 위기에 놓였던 발렌티나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공백을 채울 새 국방 프로젝트를 찾고 있었고, 한편 썬더볼츠는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자 고군분투하던 중이었다.
극 중 발렌티나는 썬더볼츠를 없애기 위해 센트리의 어두운 또 다른 자아인 ‘보이드’를 해방시켜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되며, 양측은 불편한 동맹을 맺는다. 썬더볼츠는 발렌티나가 보이드 사태 수습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대신, 발렌티나는 그들을 대중 앞에 ‘뉴 어벤져스’로 재탄생시키는 방안을 선택한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원래 제목인 ‘Thunderbolts*’가 마치 만화책 페이지처럼 찢기며 새로운 팀명 ‘The New Avengers’가 등장한다.
이 같은 변화를 예상한 코믹스 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마블 코믹스의 2005년 이벤트 시빌 워 이후, 어벤져스는 두 갈래로 나뉜다 — 하나는 진정한 어벤져스로서 ‘뉴 어벤져스’, 또 다른 하나는 정부 승인 하의 ‘마이티 어벤져스’. 이번 영화의 쿠키 영상은 이와 유사한 MCU 내 분열을 암시하며, 발렌티나의 CIA 지원 팀이 ‘뉴 어벤져스’라는 이름을 선점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시간이 흘러, 이들은 폐허가 된 어벤져스 본부를 개조한 ‘워치타워’에 모인다. 검정과 빨강이 어우러진 통일된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뜻밖의 적을 맞닥뜨린다 — 바로 상표권 문제다. 현재 캡틴 아메리카가 된 샘 윌슨은 ‘어벤져스’라는 명칭의 권리를 신청했으며, 이 이름은 그가 조직할 팀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레드 가디언은 ‘뉴 어벤져스’ 대신 철자마저 비틀린 ‘New Avengerz’라는 이름의 튀는 복장을 자처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농담을 나눌 시간도 잠시, 위기가 닥친다. 우주로부터의 위협이 포착된 것이다. 한 위성 영상에는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는 외계 함선이 잡히고, 복고풍 스타일의 로켓 선체에는 선명한 숫자 ‘4’ 로고가 박혀 있다. 이는 다가올 영화 판타스틱 포: 첫걸음의 장난기 가득한 마이클 지아치노 오케스트라 테마와 함께 등장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직접적으로 판타스틱 포의 멤버들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해당 장면은 이들이 자신들의 현실을 떠나 MCU 메인 세계관인 ‘어스-616’으로 진입하는 순간으로 해석된다. 판타스틱 포 단독 영화는 1960년대풍 독자적 현실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 이들이 다중우주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또는 자신들의 세계가 파괴된 후 피난처를 찾기 위해 어스-616에 발을 들이는 것으로 예상된다.
다가오는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이러한 다중우주적 충돌의 서막이 될 예정이며, 2027년에 개봉할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는 마블의 다중 세계관 붕괴 및 통합을 그릴 중심 작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인커전(incursion, 다중우주의 충돌)’ 개념은 이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쿠키 영상의 의미는 명확하다 — 판타스틱 포의 등장은 단순한 카메오가 아니라, MCU 전반의 운명을 뒤흔들 결정적 순간의 시작이다.